2000년, 케냐의 바람 부는 사막에서 맨발의 소녀를 만났습니다. “꼭 돌아올게”라는 한마디는 김혜자 친선대사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은 약속이 되었습니다. 6년 뒤, 사진 한 장이 이끈 기적 같은 재회.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18년의 세월을 건너, 2025년 마침내 눈물과 웃음이 함께하는 만남으로 피어났습니다.
첫만남, 마음 깊이 새긴 약속

유목 생활로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아 도움을 줄 수 없던 상황 속에서, 김혜자 친선대사는 떠나면서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꼭 돌아올게.” 그 말은 그녀의 마음속에 오랜 세월 깊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기적처럼 다시 만난 아이
2006년, 김혜자 친선대사는 방송 촬영으로 다시 케냐를 찾았고, 동행한 PD가 들고 온 한 장의 사진 덕분에 에꾸아무와 극적으로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왜 이제야 왔냐”고 울먹이는 소녀 앞에서, 김혜자 친선대사는 다시 약속했습니다. “너와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줄게.”
한 곳에 정착해 살게 된 덕분에 후원이 가능해졌고, 에꾸아무는 14살에 처음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뿌리내린 희망, 자립
에꾸아무는 후원을 통해 잡화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성실하게 가게를 꾸려가며 여섯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자립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받은 도움을 혼자 간직하지 않았습니다. 집 세 채 중 두 채를 부모 없는 아이들이 머물 수 있도록 기꺼이 내어준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누군가에게 건네는 일. 그 선순환이 그녀의 삶 안에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옷을 구경하는 김혜자 친선대사
18년의 기다림, 한달음에 달려온 마음
2025년 3월, 김혜자 친선대사는 18년 만에 다시 케냐를 찾았습니다. 에꾸아무는 반가움과 감격 속에 김혜자 친선대사를 맞이했고, 이 소식을 들은 남동생 제임스는 아내, 아이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에꾸아무 남동생 제임스와 아들
그녀를 본 제임스는 눈물을 쏟으며 말했습니다. “살아계신지 정말 궁금했고, 늘 생각했어요. 김혜자 친선대사는 저에게 엄마 같은 분이에요.” 그러고는 자신이 기르는 염소 중 가장 건강하고 예쁜 한 마리를 정성껏 골라 선물했습니다. 함께한 사진을 인화해 오래도록 간직하며, 그녀의 건강과 축복을 늘 기도하겠다고 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걷는 약속
“반드시 돌아올게.” 2000년, 황량한 케냐에서 맨발의 소녀에게 건넨 김혜자 친선대사의 한마디는 단지 따뜻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 말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출발점이었고, 그 아이의 가족을 변화시켰습니다.
에꾸아무와 제임스의 삶 속에 뿌리내린 희망은, 오늘도 누군가의 가슴에 새로운 약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상 가장 외로운 아이 곁에, 끝까지 함께하는 마음.
그 마음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깊게 세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마음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깊게 세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글. 월드비전 커뮤니케이션팀 박현아
사진. 월드비전
사진. 월드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