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과 싸우던 한솔이, 그리고 그런 손주를 위해 밤낮으로 폐지를 주우시던 췌장암 4기 할머니. 볕도 들지 않고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는 반지하에서 서로를 의지해 살던 한솔이네를 기억하시나요?
지난여름 이 사연이 전해진 후 1,793명의 후원자님께서 월드비전 캠페인과 해피빈을 통해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새로운 봄이 온 지금, 한솔이네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 (좌) 과거 볕도 들지 않던 반지하 한솔이네 ▶(우) 이사 후 창 가득 햇볕이 들어오는 한솔이네
봄볕을 가득 품은 한솔이네 집
봄볕이 따스한 오후, 한솔이네 집에 방문했습니다. 씩씩하게 문을 열어주는 한솔이는 몸이 좋지 않으신 할머니를 대신해 방구경도 시켜줍니다. 할머니랑 따로 자서 좋다는 한솔이.
한솔: “이사하고 제일 좋은 점은요. 제방이 생긴 거요. 원래는 한 방에서 할머니랑 지냈는데, 이젠 잠도 따로 자요.”
말은 이렇게 해도 팔다리가 끊어질 것 같다는 할머니 말에, 말없이 와서 손과 발을 꾹꾹 주무릅니다.
▲ 서로에게 힘이 되는 한솔이와 할머니
서른 세 번의 항암치료, 이젠 그만 하렵니다.
이미 연로하고 약한 할머니의 몸, 모금 이후 33번째 항암치료를 마친 할머니는 이제 그만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남은 시간만큼은 아픈 모습으로 보내지 않을 거라는 할머니의 결정이었습니다.
“이렇게 나 혼자 화장실도 못 가고… 애한테 짐만 되니까…. 이거(항암치료) 안 한다고 했지요. 그래도 이렇게 좋은 곳으로 이사시켜주셔 더 나빠지지도 않고, 다들 이렇게 있는 게 기적이라고…”
요즘 감사할 일들만 가득하다는 할머니. 쌀쌀할 때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는 것도, 한솔이가 거리낌 없이 친구를 데려오는 것도, 할머니 사연을 듣고 그저 오래만 살아달라며 가전제품을 그대로 두고 나간 전 집주인까지 모두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너무 감사한데, 해드릴 수 있는 건 없고 그저 매일 두 번씩 여러분들 위해 기도합니다.”
한솔이와 할머니를 응원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어떤 응원 메시지를 보냈는지 전달드렸습니다. 할머니는 눈물을 훔치시며 계속 감사 인사를 전하셨습니다.“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이렇게 볕들어오는 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지요. 그 사랑의 손길들이 너무 감사해서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어서… 그저 매일 두 번씩 월드비전이랑 후원자분들 위해 기도합니다. 가정이 평안하시고 행복이 가득하시라고…”
▲ (좌)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한솔이 방 ▶(우) 한 뼘 더 큰 키, 집안일도 제법인 한솔이
“저와 할머니에게 좋은 집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안에 꼭 완치 판정받을게요.”
지난번 봤을 때보다 더 씩씩해진 한솔이의 감사 인사입니다.
모금 이후 약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많이 회복한 한솔이. 이번 5월, 수치가 안정화될 때까지 두고 봐야 한다지만 한솔이의 씩씩한 모습에 안심이 됩니다.
내년 봄에 다시 보자는 인사로 한솔이네 집을 나섰습니다.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할머니와 한솔이는 다음 봄도, 그다음 봄도 행복으로 채워갈 것입니다. 후원자님들 마음에도 따뜻하고 포근한 봄이 찾아오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