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수두증과 키아리 증후군으로 걷지 못하던 예지를 기억하시나요?
고된 노동으로 온 몸이 망가져 일을 할 수 없는 아빠와 지체장애, 당뇨합병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엄마는 아픈 예지를 위한 치료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길이 없었습니다. 아픈 예지의 치료를 위해 1,300원 버스 비를 아끼려 몇 시간씩 걷고, 하루 한끼만 먹어가며 버티던 시간, 결국 참아 왔던 감정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때 예지가 23일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어요. 제가 열흘 동안 굶었어요. 너무 배가 고프더라고요. 말을 안하고 있지만은 설움이 복받쳐가지고…”
막막한 상황에 도움 요청할 곳 없이 외롭게만 느껴지던 무렵, 예지 가족을 위한 월드비전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캠페인 기간 동안 딸을 향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진심이 전해져 많은 분들께서 예지 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는데요. 어떻게 지내고 있을 지 무척이나 궁금했던 예지를 다시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예지에요~
걸을 수 없어 기어 다니기만 했던 6살의 예지는, 올해 7살이 되어 서툴지만 한 발짝, 두 발짝씩 걸음을 내딛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다음 번엔 예지가 현관에서 저~기까지 혼자 걸어 갈 거에요. (교정)신발 신는 거 불편하고 아픈데, 이거 신어야 빨리 걸을 수 있대요. 그래서 이거 꼭 신어야 해요”
무더운 여름날, 예지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걷는 연습을 쉬지 않습니다. 아직 손을 놓고 혼자 걸음을 내디디면 넘어질까 무섭지만, 아빠 손을 잡으면 없던 힘도 다시 생겨나는 모양입니다. “엄마 손잡고 나들이 갈 떼 먹어본 솜사탕, 후후 불면 구멍이 뚫리는 커다란 솜사탕!!” 한참을 걷다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리는 예지, 오늘따라 기분이 더 좋아 보입니다^^
▲ (좌) 얼른 연습해서 혼자 걸을 거에요.▶ (우) 걷다가 힘들면 아빠 무릎에 앉아 쉬면 돼요.
잠시 못 본 사이, 스스로 걸으려 노력하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 예지지만, 그 동안 예지는 한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겼는데요. 검진 차 방문한 병원에서 머리 속에 피가 고인 것을 발견해 급히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수술 후 얼마 동안 입원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예지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갑작스런 수술과 입원치료에 모두의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을 아버지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올 봄에 예지가 갑자기 4번째 수술을 하고 입원을 했어요. 작년에는 예지가 아플 때 아이 걱정을 하면서도 병원비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아끼려 굶었는데, 이번에는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병원비 걱정 없이 오로지 예지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예지가 유독 회복이 빨랐나 봐요. 그리고, 이번엔 병원에서 밥 먹었습니다.(웃음) 예지 몫으로 나오는 식사에 밥 한 공기씩 추가해서 먹었어요. 후원자님들께서 어떻게 모아주신 후원금인데 잘 사용해서 우리 예지 건강하고 예쁘게 키워야지요.”
▲ 잘 먹고 열심히 운동했더니 키가 5cm나 자랐어요.
사실 예지는 키아리 증후군과 폐쇄성 수두증 외에도 만성 폐질환, 세기관지염, 척수공동증 등 여러 질병으로 인해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후원자님들의 큰 관심으로 예지는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필요한 수술비와 재활치료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고, 아픈 몸이지만 경제적 부담에 그 동안 병원을 찾지 못했던 부모님의 검사와 치료까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월드비전은 예지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가정을 돌보아 주실 수 있는 복지관과 협약을 맺어 여러분들의 사랑이 투명하고 정확하게 가정에 전달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예지 가정에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아래와 같이 사용될 예정입니다.
* 예지 병원비 (수술·재활치료 등) * 부모님 치료비 (부: 허리디스크, 치아 · 모: 당뇨합병증, 재활치료 등) * 예지와 언니의 교육비 * 식료품 구입 등 생활비
▲ (좌) 퍼즐 맞추는 예지 ▶ (우) 책 읽는 예지
예지를 위한 월드비전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분들이 곳곳에서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김치도 담가 주시고, 밥이 입에 맞지 않을까 손수 반찬을 준비해주셨던 주변의 보호자 분들, 병원 입구에서부터 쫓아와 안부를 물으며 밥 값을 쥐어주셨던 분. 어떻게 알아보시고 끝내 버스비를 받지 않고 태워주셨던 이름 모를 버스 기사님, 쌀과 밑반찬, 예쁜 옷을 예지에게 전달하고자 문의 주셨던 수많은 후원자님들… 감사를 모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보내주신 사랑에 예지 아버지는 지난 날의 설움을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앞으로는 웃는 날들이 더 많을 거라며 힘내라고 말해주셨어요. 그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위안이 되더라고요. 서러움이 없어진 거죠. 후원자님들께 어떻게 고마움을 갚아야 할 지… 보답하기 위해 우리 가족 모두 열심히 살겠습니다.”
앞으로도 사랑스럽게 웃는 예지가 행복한 가정에서 건강하고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