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로그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깊은 사랑과 나눔의 울림을 전합니다.

월드비전 타임머신

2013-09-30



* 이번 회는 월드비전 창립기념(9.22) 및 고 이윤구 전 회장 추모 기획입니다.

 

1990년 6월 25일, MBC는 월드비전과 함께 3번의 특집방송을 내보냅니다.
9시 뉴스데스크, 아침만들기, 특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소개된 것은 월드비전이 보관하고 있던 한국전쟁 컬러 기록영상이었습니다. 당시로선 최초로 공개된 컬러자료였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뒤 한국전쟁의 단면과 당시 생활상을 세세하게 돌아보는 경험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 보는 것처럼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날 방송은 무려 40여 년의 세월을 넘어 같은 꿈을 꾸었던 두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첫째,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종군기자를 자청해 한국에 온 밥 피어스 목사(월드비전 설립자) 입니다. 특이하게도 그는 당시 매우 희귀했던 16mm 필름카메라를 사용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한국에 오면서도 카메라를 가져왔고,  무너진 한강 다리부터 부산의 피난민촌까지, 세심하게 영상 기록을 남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미국에서 상영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한국의 한경직 목사와 협력하면서 설립하게 된 것이 바로 월드비전입니다. 

 

둘째, 한국월드비전의 5대 회장을 지낸 고 이윤구 박사입니다.
1980년대 말까지 월드비전 한국은 해외 후원자의 도움과 일부 국내 모금으로 우리 나라의 아동들을 돕고 있었습니다. 1991년, 이윤구 회장을 중심으로 월드비전은 모든 해외 후원금 수령을 중단하고, 나아가 '사랑의 빵' 등 자체 모금으로 해외 아동을 돕기 시작합니다. 지금 처럼 나눔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던 당시로선 매우 힘든 결정이었고, 실제로 직원들의 고초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세계 최초로 수혜국이 후원국으로 전환하는 일이었으며, 오늘날 많은 단체들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지구촌 나눔이 자리잡게 한 첫 걸음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밥 피어스에서 시작된 월드비전만의 DNA 였을까요? 연기자 김혜자씨에게 제안하여 함께 에티오피아를 다녀오기도 했던 이윤구 회장은 영상과 방송을 통해 모금하는데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MBC를 통해 기획된 것이 바로 위에 보시는 영상입니다.

영상을 처음 입수할 때의 일입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월드비전 자료실에는 베트남전 이후 자료만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 함께 방문했던 MBC 이여춘 PD(현 MBC플러스미디어 이사)에 따르면, 3일간 자료를 뒤졌지만 한국전쟁 영상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자포자기하던 마지막 날, 미등록 자료를 쌓아둔 먼지 묻은 필름 조각에서 한복 입은 사람이 언뜻 비쳤다고 합니다. 결국 그 무더기에서 마침내 40여 롤의 밥 피어스 영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윤구 회장이 미국 월드비전 회장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해, 이 자료를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왔고, 필름을 방송용 영상으로 추출하면서 생생한 컬러자료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쟁 중이던 한국에 들어와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던 밥 피어스, 이제는 우리가 지구촌 아이들을 돕자고 나섰던 65세의 청년 이윤구 회장. 두 사람의 꿈은 오늘날 월드비전의 초석이 되었고, 이제 한국 월드비전은 50만 후원자와 함께 40여 개국의 지구촌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선구자들의 헌신을 기리고, 이 나눔에 동참하시는 모든 후원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글_미디어기업팀 임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