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사업장

전 세계의 생생한 사업현장.
오늘도 우리는 그 곳에 희망을 심습니다.

  • 같은 시간, 다른 하루

  • 2016.07.04

같은 시간, 다른 하루

아프리카 케냐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 Marafa. 이곳에 12살 소녀 하루시(Harusi)의 작은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8명의 동생들까지, 11명에 달하는 대식구가 살고 있죠.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사이로 햇님이 빼꼼 인사할 때면 새벽을 알리는 하루시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니마(Neema) 일어나! 어서 움직여야지. 이러다가 늦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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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소녀 니마는 잠이 가득한 목소리로 칭얼거려요. “언니, 조금만 더 자면 안 될까?” 동생의 귀여운 잠투정에 하루시도 마음이 약해지지만 꾸물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발걸음을 재촉해 어디로 가는 걸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자매의 하루를 따라가 봅니다. 작은 발을 총총 굴리며 가파른 언덕을 하염없이 오르는 하루시와 니마. 울퉁불퉁한 흙길을 따라 걷는 모습이 조금 위태로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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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조금만 천천히 가자. 나 너무 숨이 찬다.” 동생 니마의 목소리에 하루시는 바삐 옮기던 발걸음을 잠시 멈춥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책가방과 신발주머니가 들려있어야 할 여린 손에 낯선 물건이 들려있네요. 몸통만 한 노란색 통을 하나씩 나눠 들고 자매는 가빠오는 숨을 연신 들이쉽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도착한 곳은 학교가 아닌 물웅덩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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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새벽이면 동생과 함께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물을 뜨러 가요. 그런데 물이 너무 더러워서 얼마 전에는 물을 마시고 심하게 아팠어요.” 어린 자매는 물을 구하기 위해 학교가 아닌 우물가로 향하지만 이마저도 깨끗하지 않아 배탈이 나기 일쑤입니다. 맏언니 하루시가 소망하는 것은 예쁜 원피스도, 새 책가방도, 귀여운 바비 인형도 아닙니다. 그저 어린 동생들이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 한잔이죠.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해서 그 소중함조차 희미해진 바로 그 ‘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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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하루시와 니마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자매의 하루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이는 비단 하루시 자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구촌 곳곳의 아이들이 매일 아침 마주하는 현실이죠. 전 세계 10명 중 1명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인구의 2배에 달하는 숫자예요(WHO, 2015).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아이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몰아넣는 말라리아, 영양실조 등의 질병 대부분(약 80%)이 오염된 식수와 비위생적인 환경으로부터 야기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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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희망찬 등굣길을 지켜주기 위해, 월드비전이 달려온 긴 시간.”

 ‘물’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월드비전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식수위생사업(WASH/ Water, Sanitation and Hgiene)을 진행해왔습니다. 전 세계 1,600개에 달하는 마을과 학교에 식수 펌프, 화장실 등의 식수위생 시설을 선물했죠. 적합하고 안전한 수원(水源)을 탐색하기 위해 사전에 몇 번의 수질검사를 거치고, 시설이 잘 유지되도록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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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과의 긴밀한 협력입니다. 먼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식수의 중요성과 시설관리 및 정비 기술 등을 교육합니다. 또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하에 식수관리 자치 위원회(Water Maintenance Committees)를 꾸리죠. 이와 같은 주민들의 참여와 노력이 월드비전 식수 시설이 평균 20년 이상 유지되는 비결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 가나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월드비전이 가나 지역에 설치한 1,470여 개의 식수시설 중 80% 이상이 평균 20년 이상 작동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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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자매의 하루”

월드비전은 식수위생사업의 일환으로 하루시와 니마 자매가 다니는 Makumba 초등학교에도 튼튼한 식수 펌프와 화장실을 지어주었습니다. 그 이후 자매의 아침 풍경은 많이 달라졌어요. 아이들은 월드비전이 지원한 깨끗한 교복에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합니다. “요즘 저는 매우 행복해요. 건강해졌고요. 무엇보다 물을 뜨러 가느라 학교를 빠지는 일도 없어졌어요. 학교에서 깨끗한 물을 편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Swahili인데요. 나중에 꼭 좋은 선생님이 될게요.” 꿈을 이야기하는 열두살 니마의 얼굴이 희망으로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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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비전은 모든 아이에게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아이들의 손에 물통 대신 책가방을 쥐여주고 싶고, 아이들이 우물가가 아닌 학교에서 뛰노는 날을 꿈꿉니다. ‘커다란 물통을 머리에 이고 가는 아이의 뒷모습.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자리한 더러운 물웅덩이. 흙탕물을 마시는 아이.’ 이 모든 풍경이 우리에겐 다소 식상하고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멈출 수 없는 건, 오늘도 새벽 5시면 단잠에서 깨어나 물을 긷는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간 속에서 다른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

“과연 아이다운 삶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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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유진 디지털마케팅팀
사진. 월드비전 글로벌센터, 김유진 디지털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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