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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가장 취악한 아동·가정·지역사회가 빈곤과 불평등에서 벗어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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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룬디] 부룬디에서 온 희망편지

  • 2008.10.22

얼마 전 아프리카의 부룬디(Burundi)를 다녀왔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아동들을 돕는 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사실 '부룬디'라는 이름을 들어본 건 저 역시 처음이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이틀을 넘겨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아담하고 깨끗한 공항에 내려서면서, 이렇게 평화로워 보이는 곳에 최근까지 전쟁이 있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부룬디는 남한의 1/4 정도 되는 작은 나라지만 복잡한 역사와 그에 따른 상처가 깊은 나라입니다. 1962년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종족간의 상황을 무시한 채 국경을 그어 버리는 바람에 종족 간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후투족인 인구상 다수(85%)인 반면, 소수(14%)인 후투족인 정치와 군사를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1993년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발생한 내전이 십 년 이상 계속되어, 3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40만 명이 국내외로 난민이 되어 떠돌게 되었습니다. 2002년부터 진행된 평화협정으로 내전상황은 대부분 끝났지만,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수많은 사람과 돌아갈 곳 없는 난민, 무엇보다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는 처참한 현실이 지금 부룬디의 모습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알베르'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알베르는 부룬디와 탄자니아의 국경지역인 '무잉가'의 귀향민촌(returnee's camp)에 살고 있습니다. 알베르의 부모님은 내전 당시 이웃국가인 탄자니아로 피난을 가셨고, 알베르는 그곳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불행히도 아버지는 난민촌에서 돌아가셨지요. 몇 달 전 탄자니아의 난민촌이 강제로 폐쇄되면서, 알베르의 가족은 꼬박 며칠을 걸어 부룬디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이 여섯 가족은 귀향민촌에서 또 다른 난민 생활을 시작한 것입니다.
알베르의 하루는 힘겹게 시작됩니다. 흙먼지 가득한 판자집에서 눈을 뜨는데, 그나마 허름한 텐트에서 생활했던 예전 난민촌보다는 조금 나은 집입니다. 어머니는 아침 일찍 일을 나갑니다. 뙤약볕 아래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하시지만, 얻는 것은 식구들이 겨우 허기를 면할 정도뿐입니다. 몇 달 째 비가 내리지 않아 땅이 있는 사람도 먹을 것이 부족한데,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난민들은 하루에 한 끼 식사를 하기도 힘이 듭니다.
물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낡디 낡은 물통을 들고 1km 정도를 맨발로 걸어가면 작은 개울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탁하고 더러운 이 물을 난민촌 사람들은 그냥 마십니다. 알베르도 물을 뜨면서 한 모금 바로 마시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은 늘 설사병이며 콜레라며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고,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이 이런 병 때문에 죽기도 합니다.
흙먼지 가득한 난민촌에서는 그다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아이들은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고, 흙덩이나 수풀에서 뒹굴기도 합니다. 먼지를 가득 들이마시고 온 몸이 더러워져도 몸을 씻을 줄 모르고, 또 씻을 곳도 없습니다. 알베르는 종종 학교에 다니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형한테 들었던 학교라는 곳은, 읽고 쓰기를 알려주고 셈도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교육을 받으면 이런 난민촌 생활도 벗어날 수 있고, 또 의사나 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해질녘이 다가오면 동생들과 땔감을 좀 주워옵니다. 어머니가 오시기 전에 저녁을 준비하는 것이죠. 불을 피우고 감자 몇 개와 콩을 삶아서 여섯 식구가 나눠먹습니다. 네 살배기 막내 아리스타드는 언제나 빈 그릇을 아쉽게 휘저어보고, 알베르는 가끔 엄마가 남겨준 감자 반 개를 더 먹기도 합니다.
어느새 밖은 어두워지고, 각자 잘 준비를 합니다. 흙바닥 위에 낡은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합니다. 밤이 되면 집 안은 정말 캄캄해집니다. 어둠에 조금 익숙해지면, 푸르스름하게 문틈으로 스며드는 달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면 알베르는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합니다. 내가 난민촌에 태어나지 않고 평화로운 마을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그게 아니라면, 아버지가 살아계시기라도 했다면 지금보단 더 살기 좋았을 텐데... 저 멀리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좋은 옷을 입고, 배불리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학교에도 다닌다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한 걸까? 몇 번이고 이런 생각들을 하지만, 언제나 배고픈 채 잠이 들고 또 반갑지 않은 아침을 맞이할 뿐입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알베르는 오늘도, 내일도 이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소한 병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고 소중한 가족이 병으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이 희망 없는 귀향민촌에 남아 있겠죠. 알베르가 매일 잠들기 전 아무리 많이 생각을 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려도, 희망이란 건 찾아보기 힘듭니다.
부룬디에는 알베르와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수만 명이나 됩니다. 그 아이들 모두가 매일 밤 누군가의 도움을 상상하고 기다릴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정말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면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알베르와 같은 한 어린이의 내일을 바꿔주실 수 있습니다. 알베르와 같은 지구촌 어린이들을 향한 후원자 여러분의 사랑을 기다립니다.
글/사진. 월드비전 후원개발팀 임해수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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