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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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가니스탄] 월드비전 아프가니스탄 파견기

  • 2004.09.01

업무가 거의 마무리되던 지난 6월, 학교건설을 위한 장비 구입차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이란에 출장을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 마샤드라는 이란의 한 도시부터 아프간 국경까지 제법 잘 닦여져 있는 도로 주변은 푸른 들과 막 익어 추수를 기다리는 밀밭으로 인해 보기에 평온함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국경을 지나 아프가니스탄 영토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황무지, 모래바람, 진흙으로 만들어진 집,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들로 인해 금세 마음이 아파왔다. 국경이라는 인위적 선을 그냥 지났을 뿐인데, 그 선은 아프간의 경제 사회적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 보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6개월간의 나의 파견업무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 우선 한국국제협력단과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고 있는 성전염병(STI) 치료 및 예방 사업의 사업진행을 모니터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 다른 하나는 물자지원(Logistics)업무로, 긴급구호라는 상황 내에서 사업진행에 필요한 제반 물품 구입, 운송, 및 창고 업무 등의 지원업무에 대한 현장 훈련을 받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의 성적 민감성과 과거 탈레반 등의 극단주의 노선의 영향으로 인해 성전염병과 관련된 월드비전의 보건사업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최초로 시도된 사업이다. STI 사업을 위해 훈련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지역보건당국 소속의 의사 및 간호사들은 처음에 성전염병에 대한 의료적 개념이나 치료행위에 대한 지식을 결여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성전염병 사업 자체에 대한 헌신도와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에 대한 열심을 갖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내게도 보람이 되었다.
하루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병원 안에서 사업활동에 대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데, 마침 본 사업의 한 여성 간호사가 여성 환자들한테 콘돔 교육을 실시할 테니 그 모습을 찍어달라고 한다. 자루모양의 부르콰를 온통 뒤집어 쓴 대 여섯 명의 여성 환자들 앞에서 그 간호사는 능숙하게 콘돔을 꺼내서 사용방법을 설명하였다. 비록 부르콰로 인해 환자들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성(性)에 대해 극도로 닫혀있는 이곳 사회에 본 사업이 가져온 변화의 한 작은 단면이다.

물자지원업무의 여러 제반 업무들 가운데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제대로 된 교실 및 시설을 갖추지 못한 학교를 제건 하고, 학생들에게 학용품 키트를 나눠주기 위해 준비하던 시간이다. 책가방, 공책, 연필, 지우개 등의 학용품들을 수령, 일일이 품질을 검사하면서 보다 좋은 질의 학용품들의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납품업자들과 벌였던 실랑이들은 지금와선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되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는 유엔과 함께 국가 형성 이래 처음으로 치러질 민주주의 선거를 10월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선거기간이 다가올수록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지방 군벌 세력들로 인해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안전상황은 유엔 및 여러 NGO들의 인도주의적 구호 개발 사업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온통 이라크를 주목하고 있는 지금, 아프간의 현실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하루빨리 정치적 안정과 경제사회적 개발, 그리고 무엇보다 아프가니스탄 내에 공존하고 있는 서로 다른 사회구성원 간의 오랜 증오와 충돌이 용서와 화해로 변화되기를 소망해 본다.

 

월드비전 해외사업팀 김성호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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