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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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향을 가득 담아, 베트남에서 부치는 편지

  • 2015.10.05

꿈꾸는 사람들-커피 향을 가득 담아, 베트남에서 부치는 편지
편지 쓰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상대방을 떠올리며 진심을 담아 쓴 편지는 쓰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감동과 여운을 준다. 후원자의 편지 한 통도 그렇다. 후원아동에게는 후원자의 편지가 지구 반대편 세상을 알아가는 창이 되기도 하고 후원자에게는 후원아동의 편지가 꿈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끈이 되기도 한다. 부디 월드비전의 후원자와 후원아동이 주고받는 편지가 서로에게 영감과 울림을 주는 안부가 되길 바라며 한 후원아동의 편지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아래 내용은 베트남 후원아동 트란 콩 민이 후원자에게 직접 쓴 편지와, 아동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 하였습니다.)


맨 오른쪽이 후원아동 트란 콩 민

▲ 맨 오른쪽이 후원아동 트란 콩 민.


사랑하는 후원자님께,

아침에 머리 위로 빗방울이 후드득 하고 떨어지더니 어느새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무섭게 비가 내리고 있어요. 지난 편지에 제가 사는 곳에 대해 물으셨지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후엉호아는 온통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곳이랍니다. 아침마다 산자락에서 출발해 굽이진 길을 오르면 산 꼭대기에 학교가 있어요.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우리 학교가 저는 참 마음에 들어요. 우리 마을 주변으로는 커피 밭이 끝없이 이어지는데요, 요즘은 커피콩을 수확하는 철이라 어른들은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후원아동 민이 살고 있는 후엉 풍 마을은 산악 지역으로 많은 주민들이 커피를 재배하며 커피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 후원아동 민이 살고 있는 후엉 풍 마을은 산악 지역으로 많은 주민들이 커피를 재배하며 커피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요즘 저는 재미난 취미를 찾았어요. 버려지거나 고장 난 물건들을 모아 새로운 발명품을 만드는 건데요. 방과 후에 아버지 밭일 도와드리고 숙제를 마친 후에 시간이 날 때 마다 연구를 하는데, 정말이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빠졌답니다. 가장 최근에 완성한 건 휴대용 전등이에요. 특히 밤에 숙제를 하는 도중에 정전이 나거나, 해 진 후에 화장실에 볼 일을 보러 갈 때 유용하게 쓰고 있죠. 어머니와 누나가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고장 난 물건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손전등을 만든 후원아동 민. 학교에서도 그는 공부도 잘하고 영리하기로 유명하다.

▲ 고장 난 물건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손전등을 만든 후원아동 민. 학교에서도 그는 공부도 잘하고 영리하기로 유명하다.

실은 얼마 전에 속상한 일이 있었어요. 후원자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를 결국 잃어버리고 말았거든요. 제 보물 1호라 늘 주머니에 넣어 다녔었는데 축구 할 때 옷을 벗어두었다가 잃어버렸어요. 그 날 이후로 얼마나 속상했는지 며칠 동안 슬픈 마음을 벗어내는 데 힘이 들었어요.

민에게 후원자란 나를, 내 친구들을, 우리 마을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란다.후원자에게 쓴 편지를 들고 웃고 있는 민.

▲ 민에게 후원자란 나를, 내 친구들을, 우리 마을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란다. 후원자에게 쓴 편지를 들고 웃고 있는 민.

후원자님께 드리고 싶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 밖에는 없어요. 감사하다는 말이요. 후원자님과 월드비전 덕분에 저와 친구들은 미래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예전에 학교 시설이 엉망이었을 때는 학교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벅찼거든요. 이제는 각자의 책상과 의자가 생기고 도서관에 새로운 세상을 맛볼 수 있는 책들이 점점 채워지면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민의 가족사진

▲ 민의 가족사진

또 기쁜 소식이 있어요! 커피 농사를 짓는 우리 부모님이 월드비전 농업기술 훈련 모임에 다녀온 후로 우리 집 커피나무에는 이전보다 훨씬 예쁘고 많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린답니다. 아버지는 “이게 다 월드비전 덕분이다.” 라는 말씀을 습관처럼 하셔요. 아버지는 작년까지만 해도 심장이 아프셔서 농사일을 힘들어 하셨어요. 그런 아버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걸 보니 저도 마음이 안심되고 기뻤어요.

커피나무 앞에서 웃고 있는 민의 가족. 민의 아버지는 작년 월드비전 후엉호아 사업장에서 실시한 농업기술 역량강화 훈련에 참여해 커피생산량을 늘리는 기술을 배웠다.

▲ 커피나무 앞에서 웃고 있는 민의 가족. 민의 아버지는 작년 월드비전 후엉호아 사업장에서 실시한 농업기술 역량강화 훈련에 참여해 커피생산량을 늘리는 기술을 배웠다.


요즘 민 가족의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식구가 된 소다. 축산업 교육을 받고 소도 지원 받은 민의 부모님은 내년쯤에는 소가 새끼를 낳아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될 거라 말한다.

▲ 요즘 민 가족의 최대 관심사는 새로운 식구가 된 소다. 축산업 교육을 받고 소도 지원 받은 민의 부모님은 내년쯤에는 소가 새끼를 낳아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될 거라 말한다.

사실 후원자님께만 말씀 드리는 건데요, 저는 커서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부모님은 제가 공무원이 되길 바라지만 제 결심은 확고해요. 아버지 농사일을 도와드리면서 저에게 꼭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게 농사일인 것 같거든요. 사무실에 앉아서 사람들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보다 제 노력과 정성을 다해 열매를 수확하는 게 보람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커피콩 따는 법을 알려주는 민의 아버지. 민은 틈틈히 몸이 아픈 아버지를 도와 밭일을 거들곤 한다. 부모님은 그런 민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 커피콩 따는 법을 알려주는 민의 아버지. 민은 틈틈히 몸이 아픈 아버지를 도와 밭일을 거들곤 한다. 부모님은 그런 민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커서 무슨 일을 하게 되든 후원자님이 주신 도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저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시민이 되어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어른이 될 것을 약속드릴게요. 마지막으로 후원자님의 삶에 모든 행복과 성공과 건강과 행운이 깃들길 기원할게요.

후엉호아에서
트란 콩 민 드림

글/ 사진. 김은하 지역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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