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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가정캠페인] 온몸이 휘어가는 11살 다정이의 소망

위기가정캠페인-온몸이 휘어가는 11살 다정이의 소망
이제 초등학교 5학년 다정이(가명,11세)는 온몸이 휘고 변형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다. 발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다정이의 척추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심각할 정도로 변형되어 있었다. 도박 빚으로 전 재산을 탕진한 아버지가 외도로 가족을 떠난 후, 다정이는 성남의 한 연립주택에서 엄마와 6살 난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보육교사로 일하는 엄마의 수입만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 친구가 생기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는 다정이의 소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원인을 알 수 없는 온몸의 변형
수줍은 미소를 띤 채 반가운 손님을 맞는 듯 아이가 물잔을 건넨다. 잔에는 언뜻 보리차처럼 보이는 맑고 차가운 물이 담겨 있었다. “이거 무슨 물이야?” “두충차. 척추에 좋다고 해서 물 대신 먹는 거예요.”
아이의 말은 어눌했지만 따뜻하고 다정했다. 부끄러운 듯 돌아서는 아이의 등이 고목나무 뿌리처럼 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몸의 중심을 이루는 척추가 휘다 보니 어깨는 물론이고 다정이의 엉덩이 한쪽이 비대칭적으로 작았다. 치아 역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변형되고 있어 치료가 시급한 상태다. 게다가 피부 이상 증세로 2~3년 전에 생긴 상처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어 아이의 팔과 다리는 온통 거뭇거뭇했다. 하지만 다정이가 현재 받고 있는 치료라고는 동네 한의원에서 척추를 교정하는 것이 전부다. 아버지의 도박 빚으로 인해 한 가족이 지낼 방 한 칸조차 얻지 못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도박 빚, 남겨진 세 가족
비극은 한꺼번에 몰려왔다. 다정이의 질환이 발견되었을 무렵, 다정이 어머니 유선희(가명,38세)씨는 남편의 도박 사실을 알게 됐다. 수습을 하려 했을 즈음에는 이미 살고 있던 집마저 은행으로 넘어간 상태였다. 유씨는 다정이와 아들 동우(가명,6세)를 생각하며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다른 여자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양육해야 할 가족을 짐으로 여기며 이혼을 요구했다. 오갈 데 없는 유씨는 결국 여동생의 도움을 받아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딱한 언니의 사정을 알게 된 동생이 모아둔 결혼자금으로 일시적으로나마 방을 구해준 것. 하지만 동생에게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유씨의 마음은 가시방석이다.
(사진: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는 다정이의 척추는 S자 모형으로 점점 변형이 진행되고 있다.) 더 나은 치료를 위한 엄마의 선택
얼마 전 다정이는 지적장애 3급을 판정 받았다.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던 유씨가 오래도록 미뤄오던 일이었다. 작년부터 시작된 신경섬유종증 이외에도 다정이는 영아 시절부터 발달장애 문제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7살 무렵 갑자기 걸음을 걷지 못하게 된 다정이는 머리에 물이 차는 수두증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다. 유씨는 수두증을 치료하면 발달장애 역시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장애등급 신청은 어려운 형편에 신경섬유종증으로 고통 받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 유씨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문제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받기 싫더라고요. 근데 형편이 이러다보니 결국 받게 되더라고요. 치료할 수 있는 기회는 어떻게든 열어둬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눈물을 머금고 받게 됐어요.”
(사진:다정이의 팔과 다리는 사라지지 않는 상처들로 가득하다. 3년 전 물린 모기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했다.)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다정이의 가장 큰 고민은 친구다. 11살, 이제 외모에도 신경을 쓰고 교우관계가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일 터. 지적장애로 학업을 따라가기가 어렵고 신경섬유종증으로 신체가 변형되면서 다정이의 학교생활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친구들이 잘 안 어울리려고 해요. 남자애들은 남자애들끼리 놀고 여자애들은 여자애들끼리 노는데... 전 안 껴주니까 혼자서 그림 그리고 해요. 제가 아프다고 ‘오염물질’이라고 놀리기도 해요.”
다정이의 가장 큰 소망은 건강을 되찾아 친구들을 만드는 것. 사진을 찍자는 요청에 “친구들이 안경을 벗으면 더 예뻐 보인대요.”라고 말하며 거울을 살피던 다정이는 여느 11살배기와 다를 바 없는 수줍은 소녀였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스스로를 왕따라고 부르며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다정이를 위해 유씨는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고려 중이다. 불안으로 점철된 미래, 경제적 지원 절실해
현재 보육교사로 일하는 유씨는 간호조무사 및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최악의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에서 정말 최악인 경우를 봤어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직접 보살피려고 해요.”
최근 약시 판정을 받은 아들의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불안감은 한층 커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시력 악화는 신경섬유종증의 초기 증상 중 하나이며 다정이 역시 발병 전 같은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정이의 의료비와 막내의 어린이집 비용을 비롯한 교육비, 생활비와 공과금을 제외하면 턱없이 빠듯한 실정이다. 다정이의 건강 회복을 위한 체계적인 검사와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몸을 누일 수 있는 방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
글/사진:김희진 기자, 문의:hiho@worldvision.or.kr 후원하기 이 외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위기 가정을 정기적으로 도와주시려면 위기아동지원사업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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