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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클론 시드르(Sidr) 피해지역을 다녀와서

  • 2007-12-24

지난 12월 9일, 사이클론 시드르(Sidr)로 피해를 입은 피로스뿌르(Pirojpur)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주민들은 그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11월 15일부터 16일 양일간 사이클론 시드르(Sidr)는 시속 240~285km에 달하는 강풍이었다고 합니다. 강가에 살던 마을 주민들은 마치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는 것처럼 강력했다고 전합니다. 사이클론은 강물을 범람케 했고 순식간에 온 마을이 어른의 귀밑까지 닿을 만큼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얼마동안 마을이 잠겨있었냐고 물었더니 30분이라고 대답합니다. 믿기 어려웠습니다. 정박해있던 배(Ferry)가 마을 깊숙한 곳까지 순식간에 쓸려왔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무시무시한 수마(水魔)는 30분간 마을을 삼켜버렸고 방글라데시의 1/5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집, 학교, 전기, 농작물, 식수, 화장실… 이렇게 나열해 나가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이곳은 끔찍했습니다. 사이클론은 몽글라를 시작으로 바가하랏, 바리살을 거쳐 다카의 일부 지역까지 할퀴고 갔습니다. 수도인 다카마저도 하루 종일 정전으로 암흑 속에 갇혀야 했습니다. 곳곳에 큰 나무들이 쓰러져 뿌리까지 들린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나무들은 마을 사람들의 집을 덮쳤고 주민들마저도 다치게 했습니다.
제가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사이클론이 지나간지 20여 일이 지났을 때인데도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그 처참한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곳곳에 쓰러져있는 나무들, 처참히 부서진 집, 지붕이 드러나버린 학교… 이곳에서 어떻게 목숨을 부지했을까 싶기만 합니다. 기말고사를 치르던 학생들 중 대부분이 책과 공책을 잃어버렸습니다.
마침 제가 방문한 9일에는 피로스뿌르 지역 1,100 가구에 식량을 포함한 긴급구호물자 배분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사실 월드비전 방글라데시가 개발/구호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아닙니다. 하지만 월드비전은 이곳의 피해가 너무 극심하다고 판단하여 사전조사를 거쳐 가장 피해가 심한 가정을 선정, 미리 가가호호 방문해 물자배급표를 전달했습니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빛을 그대로 맞으며 마을 사람들은 학교 운동장에 길게 줄을 섰습니다. 무슬림 지역답게 남자와 여자가 선 줄은 철저히 구분됩니다. 간혹 배급표를 들고 있는 어린이들도 눈에 띕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할머니들도 초점 없는 눈빛으로 그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오늘 배분되는 긴급 구호물품세트에는 식량과 비식량 생필품들이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쌀, 랜톤(달, 밀가루 전병처럼 생긴 음식을 만들 때 사용), 기름, 소금, 담요, 여성의류, 방글라데시 전통의상인 남자용 롱기(loungi), 여성용 사리(Shari), 비누 총 9가지 물품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물자인지를 알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받고자 초조함과 긴장이 서린 눈빛이었습니다. 종종 큰소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배급표와 이름을 확인한 후, 지장을 찍으면 물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 자칫 질서가 흐트러지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잘 알기에 죠지 사라카르(George Sarkar)는 이곳 저곳을 누비며 호루라기를 불어댔습니다. 또 건강상태가 심각한 사람을 맨 앞에 세워 우선적으로 받아가도록 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습니다. 그는 수도 다카로부터 북쪽으로 300여 킬로미터나 떨어진 푸르바닷할라(Purbadhala) 사업장의 책임자입니다.
이번 재해로 월드비전 방글라데시의 직원들 130여명과 1,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시드르(Sidr) 긴급구호를 위해 뛰어들고 있습니다. 재난상태가 매우 심각해 전세계 월드비전이 함께 돕지 않으면 안 되는 '카테고리 3'가 선포된 지역을 방문한 것은 저로서도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길게 줄을 선 주민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카메라에 담아내고자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안전장치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누군가 제 뒤에 와서 섰습니다. 이슬람 전통모자를 쓴 하얀 백발의 노인이었습니다. 삐로스푸르 반다리아(Vandaria)의 테리카할리(Telikhali) 지역의 회장 알하즈 샤하닷 호시안(Alhaz Shahdat Hossian) 씨였습니다. 67세의 몸도 허약한 그가 위험한 옥상까지 저를 찾아와서 전하고자 했던 말… 그것은 피해규모가 너무 크니 부디 도움을 달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서는 길게 늘어선 주민들 앞으로 내려가 두 손을 번쩍 들고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오늘 이 귀한 물자는 월드비전에서 지원해준 것입니다. 월드비전은 기독교 구호개발단체이지만 우리를 위해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와주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치며 만세를 불렀습니다.
테리카할리 남부지역에 사는 나스린(23세)씨는 구호물자를 받기 위해 조각배를 타고 강을 건너왔습니다. 두 아들과 남편을 둔 그녀는 구호물자로 밥을 지어 아이들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힘이 난다고 말합니다. 열 살의 리나(Rina)는 자기 몸무게보다도 더 나갈 것 같은 구호물자를 등에 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리나에게는 두 명의 언니와 두 명의 오빠,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지만, 모두 강에 나가 일을 하기 때문에 홀로 여기까지 왔다고 합니다.
코히노르 베굼(Kohinore Begum) 씨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녀는 늙은 남편과 두 아들, 두 딸과 함께 삽니다. 남편은 아파서 아무 일도 못할 뿐 아니라 소유하고 있는 땅도 없어, 코히노르 씨는 일일노동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사이클론이 있던 날 다행히도 학교로 뛰어가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슬레이트로 세워진 허름한 집은 절반 이상이 무너져내렸습니다. 그래도 집에 있었더라면 더 큰 일을 당했을 것입니다. 아직도 치워지지 않고 그대로인 나무들 속에서 낡은 가족 사진이 놓여있었습니다. 초라한 세간살이나마 월드비전에서 받아온 쌀과 음식들로 채우고 나니 그나마 한시름 놓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방문한 사미나(Samina)네는 다행히도 집 형채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랜턴 하나 없이 임시피난처로 뛰어갔던 그 날 밤을 아홉 살 사미나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사미나는 어부인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남동생 두 명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큰 일을 겪고 나서 심장병이 한층 악화된 아빠는 그래도 우리를 향해 환하게 웃어줍니다. 그 웃음이 너무 환해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번 사이클론으로 인해 연못, 우물 등 식수문제가 특히 심각한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엔 UNAIDS가 지원한 식수정화탱크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정화탱크의 가격은 무려 4천여 만 원(USD 40,000)으로, 강물을 이용해 정화과정을 거쳐 깨끗한 식수가 된다고 합니다. 이곳 주민들의 반응은 무척이나 뜨거웠습니다. 안전한 식수가 확보된 것만으로도 큰 시름을 덜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약 10,000리터씩 마을 주민들은 정화탱크를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홉살 된 타포시 로이(Taposh ch. Roy)는 "이 물은 먹는 물로만 써요. 얼마나 귀한 물인지 몰라요. 선생님께서 깨끗한 물을 먹어야만 설사나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셨어요."라고 했습니다.
아직도 이 지역은 전력이 보급되지 않아 저녁이면 암흑 속에 잠깁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잃어버린 가족과 집, 공포와 충격 속에서 지내야 할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의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글.사진/ 월드비전 홍보팀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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