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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비야 칼럼] 수단사태를 아십니까

  • 2006-08-04

 

출처 : 한겨레신문 (2004년 7월 8일)

“아휴, 꼭 난민들 같네요.” 장대비를 피해 산장으로 들어온 등산객들이 거지 꼴을 하고 있는 우리 일행을 보고 한마디씩 했다.

지난 주말 태풍 민들레 북상 소식을 듣고도 무리하게 지리산 등정에 나섰던 우리는 폭우 때문에 내내 산장 안에서 지내게 되었다. 젖은 옷들과 취사도구는 여기저기 널려 있지, 머리카락과 배낭은 흠뻑 젖었지, 누가 봐도 영락없는 난민 행색이었다. 비오는 산장 안의 어수선하고 궁색한 모습을 보고 난민을 연상하리만치 어느덧 난민이라는 말은 일상용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난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2004년 1월 현재 전 세계의 난민은 17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유엔은 전쟁이나 기근, 혹은 정치적인 이유로 국경을 넘은 사람, 즉 국내법으로 보호받지 못해 국제법으로 돌보아 주어야 하는 사람들만을 난민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인도적 구호단체한테는 안전한 지역을 찾아 자국 내를 떠도는 국내난민도 당연히 구호와 보호의 대상이다. 미국난민위원회 2004년 보고서는 전 세계 국내난민이 무려 2300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금 세계에서 난민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동아프리카의 수단이다. 유엔 난민기구 등 관련단체들의 홈페이지는 온통 수단 관련 내용이다. 지난 4월부터 내 사무실 전자우편의 50% 이상이, 국제 전화회의의 80%가 수단에 관한 일이었다.

그곳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인구 3300만 명의 수단에서는 이미 21년간의 내전으로 200만 명 이상이 죽고 300만 명의 국내난민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 동안 정부군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랍계 무장세력이 아프리카 토착민 반군의 중심지인 서부 다르푸르 지역 주민을 잔혹하게 인종청소하고 있는 중이다.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조직적인 민간인 학살, 집단 성폭행을 통한 강제임신, 약탈, 납치는 물론 마을을 철저히 불태우고 우물에 독극물을 넣는 등 지역 전체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마치 10년 전 르완다 대학살이 재연되는 것 같다. 이미 3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100만 명이 국내 난민으로, 20만 명이 이웃나라 차드로 피신해 있 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은가?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 사건을 어떻게 우리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걸까? 왜 우리 언론은 잔인할 정도로 이 사태에 대해 잠잠한 걸까? 그러니 우리 언론을 통해서는 균형 있는 국제 정보와 감각을 얻기 어렵다는 말이 맞다고 할 밖에.

아무튼 수단은 당장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대량 인명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 며칠 전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유엔 사무총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직접 다르푸르 지역을 방문해 수단 정부를 압박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뒤늦은 감이 있다.

유엔은 국경지대에 8개의 대형 난민캠프를 설치해 이달 중순까지 17만 명의 난민들을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월드비전 국제본부도 수단을 긴급구호 등급 중 가장 높은 ‘카테고리 3’으로 선포하고 전세계 긴급구호팀 전원을 42시간 대기조로 전면 가동하는 등 강도 높게 대처를 하고 있다. 일차로 독일에서 공수한 10만 명 분의 긴급구호세트를 이번 주 안에 난민들에게 나누어 줄 예정이다. 세트 안에는 생존에 필요한 고단백 비스킷, 간이 담요, 접는 물통, 양초, 비누 등이 들어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민 보호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이들은 국경지대를 따라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어 수 파악도 어렵다. 난민들은 55도가 넘는 사막의 불볕더위와 모래바람 속에서 물도 식량도 없이 지내고 있다. 홍역 등 전염병까지 창궐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7월부터 우기가 시작된 다. 이대로 가면 6개월 내에 30만 명이 아사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쓰다 보니 칼럼이 아니라 기사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라도 수단사태를 국내에 알리고 싶은 긴급구호팀장의 마음,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한비야/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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